중소기업청 R&D 예산은 정부 주요 부처에서 집행하는 R&D 예산보다는 작지만, 올해 기준으로 국가 전체 R&D 예산인 18조9,231억원의 5.1%에 해당하는 9,574억원에 이르고, 정부 내에서도 5위 규모이다. 또한 매우 많은 건수의 R&D 자금이 지원되고 있어 R&D 자금 관리가 용이하지 않은데,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있어 중기청이 강력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중기청은 “중소기업 R&D 자금에 더 이상 ‘눈먼 돈’은 없다”라면서, 중소기업 R&D 자금 부정사용 방지 방안을 마련했다.
글 / 서강석 편집장(suhgs67@hanmail.net)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R&D 자금을 용도 이외로 사용한 연구자는 485명, 기관은 303개로 나타났다. 또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중기청의 R&D 자금 부정사용 건수는 총 지원 과제 2만6천여건 중에서 0.4%인 92건이며, 금액으로는 87억9천만원에 달했다.
부정사용 92건 중에 80건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했고, 대학은 3개 대학에서 10건, 연구기관은 2건이었고, 2회 이상 적발된 기관은 총 8기관이었다. 부정사용 유형별로는 허위 증빙 25건, 납품 기업과 공모 등 25건, 유용 4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발된 건수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부정사용을 근절하기 위해 ▲ 연구비 관리시스템 기능 고도화, ▲ 현장 점검의 실효성 강화, ▲ 사후 제재조치 처벌수위 현실화, ▲ 부정사용 경각심 고취 등에 중점을 두고 방지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중기청은 “중소기업 R&D 자금 부정사용자를 일벌백계하고 부정사용을 미연에 방지해 성실한 연구자들의 중소기업 R&D 사업 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본격화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중기청은 “이는 지난 4월 범부처 공동으로 마련한 ‘국가 R&D 연구비 비리방지 대책’의 후속조치로 ‘중소기업 R&D자금 부정사용 방지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라면서, “중소기업의 R&D 특성을 고려하여 마련한 대책을 보완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최근 중기청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연구자의 R&D 자율성 강화와 함께 중기청 R&D 자금 운영의 양대 축으로 작동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주요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연구비 관리시스템 기능 고도화’를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및 취소 확인 강화와 부정사용 의심기업 자동 알림 조치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연구비관리시스템에 연동되는 R&D 수행기관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및 취소 여부 확인을 강화하게 된다.
현재는 R&D 참여기관들이 연구자재 등을 구입 시에 거래처가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에만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자세금계산서의 사후 취소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앞으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하는 거래처의 범위를 매출 3억원 이상 개인사업자에서 매출 1억원 이상의 개인사업자로 확대하고, 전자세금계산서의 사후 취소 여부 확인이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또한 연구비관리시스템에 기록된 과거 부정사용 기업의 포인트 차감 패턴을 분석해 부정이 의심되는 기업에 대한 자동 알림 기능을 내년부터 탑재한다.
‘현장점검의 실효성 확보’와 관련해서는 특별점검 강화, 암행점검단 및 점검 FAST-TRACK을 도입해 경찰청과 수사 협조 등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일정 시점에 포인트를 과다하게 사용한 업체 등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기업에 대한 특별점검을 강화한다.
특별점검 대상은 기존 주관기관인 중소기업 중심에서 대학, 연구기관 등으로 확대하고, 수행 횟수는 연 1회에서 연 2회로 실시하며, 기존에는 부정사용이 최종 확인되면 포인트 지급을 정지했으나, 앞으로는 특별점검 대상 선정 직후부터 정지시켜 부정사용 금액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이와 함께 불시 점검하는 ‘암행 점검단’과 최종 제재 결정까지의 기간을 종전 6개월에서 앞으로는 2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FTAST-TRACK’이 도입된다.
암행점검단은 특별점검 대상 선정기준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연구비를 부정사용하는 기관을 적발하기 위한 조치이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이를 구성하고, R&D 수행기관을 무작위 추출해 수시로 점검하게 된다.
‘FAST-TRACK'은 부정사용 의심 사례가 동시에 여러 건 발생한 기관 등 점검이 지체될 경우 부정사용 금액이 커질 우려가 있는 기관에 대해 적용하게 된다.
또한 특별점검 등을 통해서도 부정사용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한 기관에 대해서는 경찰청과 협조해 심층 수사를 실시하게 된다.
‘사후 제재조치의 처벌수위 현실화’를 위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제재 대상 확대, 제재 부가금 제도 등이 시행된다.
우선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부 R&D 사업에 대한 참여 제한조치를 2회 받은 기관에 대해 가중처벌하게 된다. 또한 내년부터는 모든 정부 부처가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데, 고의성, 형사처벌, R&D 이외 정부 자금 불법사용 경력 보유 여부 등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 대해 중기청에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적용해 10년간 참여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하게 된다.
제재 대상 확대에 대해서는 R&D 사업 참여 제한 대상을 기관에서 개인으로 확대한다.
현재는 R&D 사업 참여 제한이 기관에만 해당돼 부정사용자가 재창업한 경우에는 제재할 수 없으나, 앞으로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R&D 자금을 부정 사용한 자가 대표나 R&D 과제 책임자로 있는 기관은 중기청의 R&D 참여가 제한된다.
제재 부가금에 대해서는 올해 말에 제재금 부과를 위한 세부 방법 및 절차 등의 요건을 보완해 연구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에는 R&D 자금의 5배 이내에서 부가금이 부과된다. 또한 이를 위해 미래부, 산업부, 중기청 등 부처간의 상이한 제재 부가금 부과기준이 올해 하반기에 일원화될 예정이다.
‘부정사용 경각심 고취’을 위해서는 부패신고센터 활성화, 클린협약 확대 및 사업비 사용 관련 교육 이수 의무화 등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권익위가 운영하고 있는 부패신고센터를 통해 중기청 R&D를 수행하는 기관들의 내부 신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R&D 수행기관들이 자주 방문하는 중소기업 기술개발시스템(SMTECH)과 부패신고센터의 홈페이지를 연동하게 된다.
현재 부패신고센터에 신고한 내용이 사실로 밝혀져 부정사용 금액을 환수한 경우는 신고자에게 환수 금액의 일정 비율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R&D 수행기관의 경각심 고취를 위해 R&D 과제 협약서에 투명하고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클린 항목을 추가하며, 사업비 사용 절차와 방식을 몰라 부정사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지방 중소기업청 등을 통해 사업비 사용 교육을 실시하며, 중기청 R&D에 참여하는 기관에 대해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