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저항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전력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전도케이블이 제주도 154kV 지중망에 설치된다.
초전도케이블은 설치 및 운영 비용이 기존 전력선에 비해 매우 높아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하지만 비용적인 문제보다 장점이 많아 정부가 10년여 동안 1,4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드디어 제주도에서 대규모로 실증을 시작하게 됐다.
글 / 서강석 편집장 suhgs67@hanmail.net
초전도케이블은 현장에 설치할 경우에 기존 전선보다 송전손실이 1/10에 불과하고, 송전 용량도 3∼5배로 대용량이며, 전자파 발생이 95% 줄어 주변 지역의 민원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지중으로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있는 있으나 전력선 배관 점유 공간이 1/5로 축소되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고비용의 약점을 상쇄하고, 기술적으로는 10년여 동안 투자해 실증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산업부는 이번 실증 사업에 대해 경제 성장과 전기차 등 에너지신산업 확산으로 전기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나, 추가적인 전력설비 건설은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초전도케이블은 345kV와 같은 초고압송전탑 건설을 최소화하고 단기적으로는 전력수요가 급증한 대도시 지역의 지하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신산업인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ESS 등 분산자원 확대를 촉진하면서도, 전력설비 구축을 지양하는 대안으로 초전도케이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작년에 전기소비량은 작년 498,000GWh에서 2029년에 766,109GWh로 53.8%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대도시에서는 고가의 토지 구입비, 민원 발생 등으로 인해 대규모 지중화 송전이 절실해지고 있다.
초전도케이블, 전 세계적으로 태동기
산업부는 초전도케이블의 해외 동향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존 전력망을 친환경, 대용량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초전도케이블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며, 해외시장은 태동기이다.”라고 설명했다.
산업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대도심 전력공급 문제 해결과 전력망의 현대화를 위해 에너지부(DOE) 지원으로 2007년부터 송전급 초전도케이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LIPA(Long Island Power Authority) 프로젝트를 통해 2007년부터 현재까지 138kV/574MW의 600m 초전도케이블을 실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전력망을 친환경화하고, 도심지 변전소를 축소하는 전략으로 신에너지 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통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M-PACC(Material & Power Application of Coated Conductor) 프로젝트를 통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75kV/1,427MW의 30m 초전도케이블을 개발했다.
한국초전도산업회의 2015년도 자료에 따르면, 세계 초전도케이블 시장은 2015년 2억9천만달러에서 2020년에는 17억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전도 전력기기 신산업화 출정식 개최
산업부는 지난 3월 18일 제주도 한림읍의 금악변환소에서 한전, LS전선 등의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전도 전력기기 신사업화 출정식을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한전, 전기연구원, LS전선 등이 참여하는 초전도케이블 연구개발에 총 1,400여억원을 투입했고, 그 결과 국내에서 최초로 제주 전력망에 설치하게 됐다.
또한, 이번 제주 초전도케이블 설치 건은 154kV/600MW로 1,000m 구간에서 실증 사업을 하게 되며, 지난 2011년 7월부터 추진되었고 올해 10월에 완료된다. 이번 사업의 주관 기관은 한전, LS전선 등 12개기관이며, 총 754억원 규모이고 국비는 238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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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는 초전도케이블, 장거리는 HVDC에 주력한다
이번 초전도케이블 실증과 관련해 산업부는 “전력공급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혁신기술로 단거리 송전방식에는 초전도케이블, 장거리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개발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산업부는 제주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전력설비 건설이 쉽지 않은 육지 대도시권에 초전도케이블을 설치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육지 도시권은 이미 지난 2015년 11월에 시작해 2017년에 완료되며, 154kV 신갈-흥덕변전소간 23kV/50MW의 초전도케이블 1km 설치하게 된다. 사업비는 총 110억이고 현재 참여 기업을 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
HVDC는 300km 이상의 장거리 송전을 위해 내년부터 기술개발을 추진해 2020년에 설치를 목표로 국비 291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345억을 투입하게 된다. 이 사업은 지난 해 11월에 이미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산업부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제주 출정식 행사에서 초전도케이블이 전력산업에 갖는 중요성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 강구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채희봉 정책관은 “전력인프라 건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래 송전망은 손실이 없고 대용량 전기수송이 가능한 초전도케이블의 역할이 중요하고, 송배전망 사업자인 한전에게는 경제성에 입각해 초전도케이블의 실제 전력망 적용, 관련 기업에게는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개발을 당부한다.”라면서, “국내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한전 주도로 추진 중인 AC 23kV 초전도 전력케이블의 상용화 사업은 154kV 신갈변전소와 흥덕변전소의 23kV 1km 구간에 초전도 전력케이블을 연결해 변전소간 부하공급능력을 공유함으로써 전력공급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전 조환익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약 이후 에너지신산업 100조원 시장과 50만명 일자리 창출을 발표한 정부와 발 맞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 핵심기술인 초전도 분야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환인 사장은 “한전이 주도해 세계 최초 23kV 초전도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올해를 초전도 상용화 달성의 원년으로 삼고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해서 시장을 형성하는 선순환 구조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