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 11월 23일에 2030년까지 에너지신산업을 통해 100조원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2030 에너지신산업 확산전략’을 발표한 이후, 지난 1월 18일에는 경기도 판교에서 진행된 산업부 등 7개 부처의 ‘2016년 연두업무보고’에서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특히, 이날 산업부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주제로 업무보고를 진행했으며, 이 중에서 에너지신산업과 관련해서는 주요 분야의 육성계획과 규제개혁 등 확정된 중점 사항들을 발표했다.
글 / 서강석 편집장 suhgs67@hanmail.net
산업부는 연두업무보고에서 세계적으로 스마트카, 헬스케어 등의 신산업이 등장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선진국 간의 무한 경쟁이 치열하며, 중국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기술력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많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와 체계적 지원이 미흡했고, 주력산업의 경우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사업재편 지연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었다면서 국가 산업경제의 위기감을 공식적으로 표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부는 ‘민간이 투자하는 분야를 선택 집중하여 총력 지원’이라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는 단적으로 정부의 재정적인 한계, 민간의 자발적 투자 유도 등의 이유로 정부가 주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민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정책 방향으로 정했다는 의미이다.
대신에 지원 면에서 내수 및 해외시장 창출 조성과 규제개혁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혁신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산업부가 발표한 ‘2016 연두업무보고’는 ▲에너지신산업을 포함한 ‘신산업 육성’, ▲‘주력산업 재정비’, ▲‘규제개혁’의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경제 위기 극복하기 위한 “신산업 성과 조기 창출”
산업부의 연두업무보고 첫 머리는 ‘신산업 성과 조기창출’로 기술되어 있고, 산업부가 설정한 신산업 육성의 범주는 ‘ICT 융복합 산업’, ‘에너지신산업’, ‘고급 소비재, 첨단 신소재, 바이오헬스’로 대별되어 있다.
ICT 융복합 산업의 확정된 주요 추진사업에는 ▲미래형 자동차, ▲산업용 무인기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테스트 베드 확대, ▲지능형 로봇활용 촉진과 수요연계 개발을 통한 초기수요 창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소재?부품 개발 및 인증개선, ▲스마트홈 제품간 연동을 위한 표준화 및 생태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IoT 플랫폼 활용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에너지신산업 추진사업은 ‘2030 에너지신산업 확산전략’에서 이미 상세히 발표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곧바로 시행이 확정된 사항으로 ▲ESS의 국내 신규수요 창출 등을 통한 산업화 및 해외진출 지원, ▲태양광 등의 입지 및 환경 등 규제개선을 통한 투자 확대 및 부품?기자재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통한 해외진출 촉진, ▲스마트그리드의 비즈니스 성공모델 정착 및 확산 등이 발표됐다.
미래형 자동차 성능 향상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
미래형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인 스마트카에 대해 발표되었고, 전기자동차는 주행성능 향상과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해 ▲배터리 성능개선을 위한 배터리 밀도 2배 향상, ▲탄소섬유를 적용한 경량화로 중량 15% 감소, ▲에어컨 등 부품 효율향상을 통한 소비전력 20% 감소 및 이를 통한 주행거리 2.5배 향상, ▲올해 상반기에 단일 및 시간대별 요금제 등 다양한 충전사업자용 요금제 도입, ▲2017년까지 제주도 내 충전소 완비 등이 발표됐다.
또한, 스마트카는 핵심부품의 집중 개발을 통한 국산화 및 시험환경 개선을 위해 ▲카메라, 센서 등 스마트카 핵심부품 및 SW 개발에 올해 270억원 지원,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시험운행구간 확대, ▲내년 대구에 부품성능 평가 지원을 위한 주행시험장 확충, ▲자율주행 허용 등이 시행된다.
‘ESS, 태양광, SG’ 올해 상세 계획 발표돼
이번 연두업무보고에서 발표된 에너지신사업 분야의 올해 시행 내용을 보면, 우선, ESS는 ▲전기품질 유지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3,800억원 규모의 송전 및 배전용 ESS 구매,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 설비에 ESS 부착시 인센티브 제공, ▲올해 상반기에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 ▲국가별 시장 및 전력 현황 등을 고려한 맞춤형 해외진출 추진 등이 포함됐다.
ESS는 이미 시장이 확정된 FR용 이후의 신규 수요를 위해 한전이 배전단 등에 2030년까지 10GWh를 연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와 내년 수요량이 이번에 발표됐고, 신재생에너지 및 ESS 업계에서 줄기차게 필요성을 요구한 ‘태양광에 ESS 연계시의 REC 가중치 부여’에 대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 설비에 ESS 부착시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REC 가중치 부여를 의미하는 지는 정확히 발표되지 않았으나, REC 가중치 또는 다른 방법으로 인센티브가 확정되면, 현재 풍력과 ESS 연계시 REC 가중치 부여 시행에 더욱 힘이 실려 신재생에너지와 ESS의 융복합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 산업부는 ESS 수출과 관련해 미국에 송배전용 ESS 수출, 도서국가 및 페루 등지에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수출, 일본에 소규모 가정용 ESS 수출 등 종전의 사례를 들어 맞춤형 수출 방안을 제시했다.
태양광 분야에서 대해서는 ▲하천부지, 수상, 발전소 유휴부지 내의 입지 허용을 통한 태양광 설치 가능 지역 확대, ▲한전 등 전력공기업이 올해와 내년에 신재생 보급 및 기술개발에 1조5천억원을 투자해 RPS 추가 이행, ▲올해 1,800억원을 투자해 클린에너지 관련 소재 및 부품 R&D 대폭 확대, ▲에너지공기업과 태양광 중소 및 중견기업의 공동해외진출 촉진 등이 시행된다. 공동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우즈벡 태양광 실증단지 진출의 사례를 들었다.
스마트그리드에 대해서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에너지 자립섬, 공동주택 등 다양한 비즈니스 성공 모델 창출 및 실증 경험 확보, ▲올해 하반기 전력 빅데이터 센터 개설 및 전력 소비패턴 등 빅데이터 민간 제공을 통한 신산업 비즈니스 창출, ▲정상외교, GCF, ODA 등을 활용한 종합 해외진출 지원 등이 시행되고, 해외진출은 스마트미터,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제품, 서비스, 솔루션이 종합적으로 수출된다.
에너지신산업 규제개혁 올해 추진사항 확정돼
산업부는 작년 말에 에너지신산업과 관련된 규제개혁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토대로 이번 연두업무보고에서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에너지산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상반기부터 이웃에게 태양광 남는 전력 판매 가능
우선, 자체 소비를 하고도 남은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태양광설비 보유자 등의 프로슈머에 관련해서는 현재 전력 판매가 허용되고 있지 않지만, 올해부터는 동일 배전망을 사용하는 타운, 아파트, 법령 지정 일정 구역 등에 한해서는 이웃에게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소규모 전력거래 지침과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는데, 1단계로 올해 상반기에 소규모 전력거래 지침을 개정해 한전이 전기요금을 정산하는 방법으로 전력 판매를 가능하게 한다. 2단계는 올해 하반기에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일정한 구역 내에서는 프로슈머가 발전 및 판매를 겸업할 수 있도록 조치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태양광 등 소규모 신재생 보급 확산, 프로슈머의 전력 판매 비즈니스 활성화, 프로슈머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 절감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프로슈머는 여유 전력을 판매할 수 있어 부수적인 수익이 되고, 국가적으로는 유휴 전기를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지며, 소비자는 한전보다 싸게 공급되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 모두 이득이 된다. 다만, 소매전력 단독 판매자인 한전은 수익이 감소해 불이익 발생할 수 있으나 프로슈머를 통한 거래량이 많지 않고 에너지신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하반기부터 전기차 충전사업자 전력거래소에서 전력 구입
전기차 충전사업자와 관련해서는 제도적으로 한전 이외에 전기를 판매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이를 보완하게 되며, 아울러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전기를 한전을 통해 구매하는 조건을 개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전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등록제를 실시하고, 역시 올해 하반기에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거래소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기를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상반기부터 1MW 초과 ESS, 전력거래소에 전력 판매
ESS를 이용한 전력 판매는 현행 규정상 1MW 이하일 경우에만 한전에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관련해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에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정해 1MW를 초과하는 대규모 ESS에 대해서는 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
표 1. ESS 전력 판매 허용 현황 및 추진 내용
|
구분 |
현재 |
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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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에 직접 판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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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상계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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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시장에 판매 |
× |
○ |
(자료 제공 : 산업부)
이번 조치에 대해 산업부는 대규모 ESS의 전력시장 판매 허용으로 공장, 빌딩, 상가 등에서 활용되는 대형 ESS의 보급이 확대되고, ESS를 발전소로서 활용하는 비즈니스 등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ESS의 경우, 특히, 가중치가 높아진 풍력 ESS 연계는 작년부터 대규모로 민간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심야전기의 재판매 등이 사업에 포함되고 있어 대규모 ESS의 전력시장거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 허용된다
전력 분야에서 분산자원으로 분류되는 소규모의 태양광, 풍력, 발전기 등은 전력를 전력거래소에 직접 판매할 수 있으나, 거래량이 작고, 거래를 위한 정보 및 인력 등 수익성과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다.
현재 1MW 이하는 주로 한전에 판매하거나 전기요금을 상계하고 있는데, 판매 또는 상계를 하지 않는 분산자원이 적지 않아 아까운 전력이 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분산자원의 전력을 모아 대신 판매할 수 있는 분산자원 중개사업이 허용된다.
1단계 조치로 올해 하반기에 태양광 등 소규모 자원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지역에서 분산자원 중개시장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단계로는 내년에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분산자원 중개시장과 중개사업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분산자원 중개시장도 개설한다.
이번 조치에 대해 산업부는 소규모 자원 중개 비즈니스 창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확산, 전력 판매시장의 경쟁 확대, 전기소비자의 누진제 부담 경감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신산업펀드 등 정책 펀드 4조5천억원 지원
산업부는 올해 R&D, 인력, 판로지원 등에 대해 정부의 역량을 총력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 지원과 관련해서는 한전이 2조원 규모로 새로 조성하는 에너지신산업펀드를 포함해 산업부가 1조2천억원 규모의 산업기술사업화펀드, 중기청이 1조3천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모태펀드 등 총 4조5천억원 규모의 정책 펀드가 조성된다.
또한, 관세청은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생산용 장비와 부품의 할당관세를 확대해 수입관세의 부담을 줄여주고, 국토부는 신산업 육성에 적합한 입지 제공을 위해서 도시형 첨단산업단지 지정을 확대해 작년 10개 단지에서 올해는 13개로 확대하게 된다.
신산업은 정부 주도 지원, 주력산업은 민간 주도 투자
한편, 산업부는 이번 연두업무보고를 발표하며 “국민들이 신산업의 성과를 체감하고, 우리 주력산업이 세계시장을 지속 선도하도록 추진”이라고 기대 효과를 짧게 표현했다.
이번 연두업무보고에 대한 관련 업계의 기대치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인 측면이 있으나, 작년에 이미 밑그림이 상세히 발표돼 올해 시행이 확정된 내용을 발표한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신산업은 물론 주력산업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을 주도하고 사업 당사자인 민간이 투자를 주도적으로 하길 바라고, 민간은 이와 반대로 신산업은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력산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장치산업이어서 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제 개도국이 아니고, 무역 규모 면에서 선진국에 들어서 있어 과거처럼 정부의 절대적인 재원 투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실제 비즈니스에서는 무엇보다 자본 조달과 시장 창출이 가장 관건이고, 이를 위한 정책, 제도, 규제 등의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상황을 정부와 민간이 모두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 말대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공기업, 민간이 종속적 또는 수직적 관계를 벗어나 함께 만들어가는 진솔한 수평적 협력이 필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