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기후변화체제 대응을 위한 에너지신산업 정책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신산업의 직접적인 영향권 내에 있는 한전, 한수원, 발전사 등 에너지공기업이 전례에 보기 드물 정도로 집중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들 에너지공기업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력 분야의 R&D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고, 한전은 무려 3배 이상이나 증액하기로 했다.
글 / 서강석 편집장 suhgs67@hanmail.net
연초부터 국내 경기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신산업은 전통적인 주력산업과 극명히 대비될 정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쏟아내고 투자 규모가 초대형급으로 커지고 있다.
온실가스감축과 관련된 전력 분야도 에너지신산업에 포함되는데, 이 분야는 에너지공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작년 12월 23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전력 R&D”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전력 분야의 R&D 추진 계획을 발표했따.
이에 대해 산업부는 “이번 전력 R&D 컨퍼런스는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전력 당국과 전력 분야 공기업, 민간 기업들의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전력분야 3大 타겟 R&D, ▲공기업의 기술개발 투자 확대, ▲전력 분야 R&D 협의체 운영 등의 주요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
3대 타겟 R&D에 전년대비 투자액 50% 증액
산업부과 한전, 한수원 등의 에너지공기업들은 3대 타겟 R&D 분야로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프로슈머 육성, ▲소비자 서비스 향상으로 정했고, 이들 분야의 투자 규모를 작년 4,464억원에서 올해는 6,774억원으로 51.7%를 증액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이산화탄소포집 및 저장(CCS), 원전해체기술, 발전효율향상 등에 집중해 10MW급 연소후 건식 CO2 포집 플랜트 운영을 통한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상용패키지 개발, 원전해체 설계를 위한 냉각재계통 및 제염 기술 개발, 석탄 및 가스 발전시스템의 효율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기술 개발 등이 추진된다.
에너지 프로슈머 육성과 관련해서는 분산자원의 활성화 측면에서 V2G(Vehicle to Grid), 수요자원거래(DR), 분산자원 계통연계 보호 등이 추진된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에너지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데, 국민 모두가 에너지 프로슈머가 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분산자원 모집, 통합관리, 전력거래 중개 운영시스템을 개발해 가정에 설치된 태양광, 풍력 등의 소규모 분산자원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력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다.
에너지 프로슈머를 육성하기 위한 실행 방안 중에 하나인 V2G는 전기차의 충전 전력을 필요 시에 전력망으로 역전송하는 사업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이 동시에 다수의 전기차를 제어할 수 있는 V2G형 교류충전기, 전기차의 전력거래 시장 참여를 위한 기술규격과 통신기술 등을 개발하게 된다.
또한, 수요자원거래는 학교 및 주택 등 소규모 수요자원을 통해 아낀 전기를 팔 수 있는 국민 DR시장 개설을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분산자원 계통연계 보호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 확대로 인한 출력 변동에 대응하는 계통 보호 및 제어 기술 등이 개발된다.
소비자 서비스 향상 R&D는 스마트미터, 빅데이터, 마이크로그리드 등 전기 소비자와 밀접한 분야가 추진된다.
스마트미터는 도시와 농어촌 지역 등에 보급되는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를 의미하며, 신뢰성 있는 계량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기능 및 성능 향상이 추진된다. 또한, AMI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성된 전력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저장, 분석 기술도 개발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육지의 에너지 자립섬 개념으로 뿌리기업 등의 중소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와 전기요금이 급증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피크저감, 에너지 소비절감 등을 위한 기술이 개발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한전은 스마트미터, 분산자원,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설치해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에 필요한 통합운영 솔루션 및 제어 기술을 개발한다.
올해 에너지공기업 R&D 규모 1조1,835억원
산업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정부와 에너지공기업이 협력해 2016년 전력 분야 R&D 규모를 작년에 비해 2배로 확대하고, 특히, 한전은 R&D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며 민간과 공동 R&D도 확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 한전, 한수원, 발전 5개사가 투자하는 전력 분야의 R&D 규모는 작년 6,482억원에서 올해는 1조1,83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정부가 투자하는 R&D 분야는 스마트그리드, 청정화력, 발전용 고효율 대형 가스터빈 등의 기술 개발, 전력 표준화, 인증, 정보화 등 기반조성에 중점을 두고, 예산은 작년 2,033억원에서 다소 줄어 올해에는 1,894억원이 책정됐다.
한전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신재생에너지, 송배전 효율향상 등 온실가스 감축 관련 기술 개발에 올해보다 3배 정도 증액해 투자하고, 민간기업 및 연구소와 개방형 R&D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한전의 R&D 투자 규모는 작년 2,268억원에서 올해에는 6,078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습식 및 건식 CO2 포집기술 상용패키지 개발, CO2 해양 저장 환경 위해성 평가, 서남해 2.5GW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실증단지, 연료전지-배터리 시스템 기술 개발 등이 추진된다.
또한, 한전의 개방형 R&D와 관련해서는 드론, IoT, 3D 프린팅 등 미래기술과 융복합이 가능한 분야에 역량있는 외부 민간기업, 연구소가 직접 참여해 신기술 및 신제품을 개발하도록 한전이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한수원은 원전해체, 폐기물 처리, 안전운영, 사용후핵연료기술, 방사선 안전관리 등 원전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게 되며, R&D 투자 규모는 작년 1,568억원에서 올해에는 3,105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발전 5개사는 대형 가스터빈 핵심부품 국산화, CO2 포집 및 활용을 위한 기술개발 등 발전 분야에 투자하게 되며, 세부적으로는 회전블레이드 등 대형 가스터빈 고온부품 국산화, 핵심부품 시험평가기술, CO2 전환 합성가스 제조를 위한 고효율 고온 전기분해시스템 개발 등이 포함됐고, R&D 투자 규모는 작년 592억원에서 올해에는 758억원로 확대된다.
표 1. 정부 및 에너지공기업 2016년 투자 확대 내역
(단위 : 억원)
|
구 분 |
15년 |
16년 |
세부항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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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
기술개발 |
1,743 |
1,553 |
MG, 전력빅데이터, 원전안전 및 선진화 등 |
|
기반조성 |
290 |
341 |
SG상호운용성, 대용량 ESS 인증기반구축 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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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2,033 |
1,8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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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
기술개발 |
1,215 |
1,959 |
CO2 포집·저장, 발전효율화, 해상풍력, 연료전지, HVDC, V2G, 초전도케이블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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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조성 |
1,074 |
2,268 |
인력운영 및 전문연구시설 유지비 등 | |
|
시설인프라 추가확대 등 |
- |
1,851 |
송배전 효율향상, 에너지저장(ESS), 신재생계통 연계 등 | |
|
소계 |
2,289 |
6,07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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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
기술개발 |
786 |
2,109 |
원전안전성, 해체기술,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 등 |
|
기반조성 |
782 |
996 |
연구시설, 인력양성, 실험·실증설비, 기자재 등 | |
|
소계 |
1,568 |
3,10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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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5 사 |
남동발전 |
150 |
190 |
대형가스터빈 핵심부품 국산화, 보호계전기 신뢰성검증 시물레이션, 발전소 이상원인 감지 모니터링 기술, CO2 포집기술, 부가화합물 제조 등 활용기술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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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
88 |
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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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 |
96 |
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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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 |
120 |
1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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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 |
138 |
1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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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592 |
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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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6,482 |
11,8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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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산업부)
정부와 공기업의 ‘전력 R&D 협의체’ 운영
산업부는 전력 당국과 전력 분야 공기업이 함께 참여해 클린에너지 R&D에 대한 투자 확대, 기관 간 역할 분담, R&D의 실질적 성과 창출, 정부 정책과의 연계성 강화 등을 위해 한전, 발전 자회사 등 에너지공기업이 포함되는 ‘전력 R&D 협의체’를 운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협의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CCS, 송배전 효율향상,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 핵심기술 개발에 공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협의체 구성은 정부, 한전, 한수원 등 발전 6개사 임직원, 민간위원 등 15명 이내이며, 공기업 클린에너지 R&D 투자 방향, R&D 성과 확산, 정책과의 정합성 강화, 해외 기술개발 동향 점검, 해외 연구소와 협력채널 구축, 실증프로젝트 협력 등의 기능을 하게 된다.
한편, 산업부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은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 분산자원이 확산되는 시대에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통적 정책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면서,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서도 전력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력산업이 국가 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혁신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