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발전소 개념인 수요자원이 산업용 위주에서 앞으로는 가정까지 확대하는 이른바 ‘국민 DR(수요반응)’이 준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지난 10월 21일 ‘수요자원 거래시장 중장기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력설비용량의 5%에 해당하는 630만kW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AMI를 활용한 가정, 전기자동차, ESS 등을 통한 새로운 수요자원이 발굴될 전망이다.
글 / 서강석 편집장
이번 중장기 육성 전략은 지난 10월 21일 산업부와 전력거래소가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수요자원 거래시장 중장기 육성 청사진”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운영성과, 수요반응의 효과, 주택과 상가 등 소규모 사용자의 시장참여 확대방안, 유망 비즈니스 모델 등이 소개됐으며, 산업부는 ‘수요자원 거래 시장의 중장기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산업부 문재도 차관은 수요자원시장이 출범 이후 짧은 시간 만에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고, 수요시장의 등장으로 전기 소비자가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에너지 소비행태를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수요자원시장의 용량 규모는 LNG 발전기 5기에 해당하는 전력 2,440MW이며, 수요자원시장 참여 고객사는 1,300여개에 이른다.
또한, 이를 통한 전기사용 절감량은 총 73,890MWh에 해당돼 세종시 인구가 약 4.5개월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전력예비율 높아도 수요자원시장 의미 줄지 않아”
최근 우리나라의 전력예비율이 매우 높아져 수요자원시장이 불필요하다는 시각과 관련해, 산업부 문재도 차관은 “전력 예비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수요자원 시장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수요반응 자원은 발전기 고장 시에도 아주 빠르게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수요자원시장에 거래되는 수요자원은 1시간 이내 수요 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LNG 발전소의 최소 기동시간인 2시간의 절반 수준으로 전력 부족 시에 신속히 투입될 수 있다.
수요자원시장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는, 문재도 차관은 수요자원 용량 확보로 인한 전력 인프라 건설비용 회피, 연료비가 비싼 피크 발전기 가동 최소화로 인한 전력구매 비용 절감, 국지적 송전 제약 및 혼잡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요시장이 갖는 의미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분산전원과 신재생에너지가 대세로 자리 잡을 예정이고, 이에 따른 전기요금이 대폭적으로 인상될 전망이어서 미리 이를 대비하는 하기 위해서라도 수요자원시장이 확대돼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자원시장 정책 지원 강화한다”
문재도 차관은 수요시장이 에너지신산업의 대표 주자로서 보다 커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며, 업계도 혁신적인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문차관은 주택, 학교, 상가 등 소규모 사용자의 수요시장 참여 확대와 IT 등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을 위해 업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앞으로는 소규모 사용자가 참여하는 수요반응 실증사업, 수요자원 잠재량을 지역별로 표시해 수요시장 신규 투자를 유인하는 ‘수요자원 위치맵’ 제공, 전국적 수요자원 잠재량 분석 등 수요자원시장의 내실 강화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수요자원시장 규모가 올해 18억달러에서 2030년에는18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 유럽 등의 관련 지원법 등도 소개됐다.
“미국, 이메일로 고객 모집해 80%가 전기요금 절감”
특히, 국내 수요자원시장에도 참여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에너낙의 제프 르노드 아시아 부사장은 해외 수요반응 시장의 역할과 가치를 설명하고, 미국에서 수요자원은 용량시장, 예비력시장 등에서 동등하게 발전자원과 경쟁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는 주파수 조정서비스에 수요자원이 참여하고 있어, 에너지시장만 있는 한국의 수요자원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프 르노드 아시아 부사장은 미국의 소규모 전기사용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메일을 통해 참여 고객을 모집하고 정해진 시간에 감축을 이행해 보상받는 방법으로 80%의 참여자가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이루어냈다고 밝혀,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수요자원시장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국내 수요관리사업자 중의 하나인 벽산파워는 에너지신산업의 대표적인 분야인 ESS를 기존 전기요금 절감 편익 외에도 수요자원화해서 투자비 회수기간을 최소화한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수요자원시장 개선 사항과 관련해서는, 전력연구원 장동식 박사는 많은 국민들이 수요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전기 사용자들과 에너지 사용에 대한 소통 채널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옴니시스템 김지효 소장은 주택용 수요반응은 감축 잠재력이 높아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편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아파트 건축 이전 단계에서 건설사 등과 공동 협력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숭실대 송경빈 교수는 수요시장의 체계적인 확산을 위해 지역별 및 수용가별 전력소비 의식과 소비 특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잠재량을 발표해 시장의 중장기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3단계 걸쳐 국민DR 확산”
산업부가 발표한 이번 중장기 전략의 특징이면서 핵심은 국민DR로서 모든 에너지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다. 산업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는 3단계로 구분돼 진행되며, 내년부터 2017년까지는 1단계로, AMI가 설치된 가구와 구역전기사업에서 우선적으로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된다. 이어 2단계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발굴된 국민DR을 수요자원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하고, 2020년부터는 3단계로 가전기기, 전기자동차 등까지 포함하게 된다.
한편, 산업부는 시장 활성화 조치와 관련해 계통혼잡지역, 전기요금 과다지역 등 수요반응 잠재력이 큰 지역에 대해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 ‘수요자원 위치맵’을 내년말까지 완성하고, 이를 공표해 신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2년에 한 번씩 전국적인 수요시장 잠재량과 시장 규모를 전망하는 ‘수요시장 국가 잠재량 분석’을 실시해 수요시장의 안정적 투자환경 조성을 유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소 규모의 수요관리사업자에게는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등에서 수요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증시험 기회가 제공된다.
산업부는 수요관리사업자가 기존의 구역전기사업자, ESCO 사업자 등과 공동으로 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유도해 종합 에너지서비스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정한 시장 경쟁 체계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부는 사업자별 시장참여 실적 등의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소비자 보호 및 공정경쟁 조성을 위한 시장감시를 강화한게 된다.
공개되는 정보는 감축이행률, 사업자별 부가서비스, 시장규칙 위반 현황 등이며, 산업부는 수요자원 시장의 피크 감축, 전력 인프라 건설 회피,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 수요자원시장을 통해 거둔 효과를 매년 분석해 발표한다.
산업부는 “수요자원 시장이 다양한 전기 사용자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뿌리를 내리고, 미래 에너지 혁명의 실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가 에너지 정책과 연계한 육성정책을 펼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