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각 부처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민간에서 활용하도록 사회, 경제, 복지 분야 등의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부는 국가적인 데이터인 전력 빅데이터에 대해 ‘안전하고 필요한 만큼’이라는 단서를 달고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AMI를 활용하는 방안, 개인정보 보호 정책방향, 가칭 전력 빅데이터 활용센터 설립 등을 발표했다.
글 / 서강석 편집장
산업부와 한전은 지난 10월 26일,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 보급과 전력 빅데이터의 등장이 가져올 시사점과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전력분야 빅데이터 활용’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전력 빅데이터를 개방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 사항 등을 논의했다.
![]() |
이날 행사에서는 AMI 보급에서 반드시 필요한 통신보안,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 데이터 이용권 등에 대한 정책 방향과 함께 전력 계량데이터 등을 포함한 전력 분야의 빅데이터 활용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산업부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전력 사용량 정보는 전기 수요 예측과 전력 계통 운영만이 아니라, 전기소비 패턴을 변화시켜 에너지 요금을 절감하는 수요반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며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AMI의 출현으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측정되면서 더 많은 정보가 수집되고 축적될 것이며, 전기소비자에 대한 실시간 사용량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하다.”라면서, AMI를 이용한 전력 데이터 개방과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구축된 AMI는 종전의 전력계량기의 기능을 대폭 향상시켜 ▲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 주기적 데이터 검침(1시간 이하), ▲ 시간 동기화, ▲ 원격부하 차단/복귀, ▲ 계시별요금제(TOU) 가능, ▲ 전력품질 모니터링(역률, 전압 등), ▲ 데이터 보안, ▲ 유틸리티, 시스템 연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 분야와 관련해 채희봉 정책관은 “전기소비 데이터가 전력회사, 전기소비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이 필요한 기업, 학술적 연구가 필요한 연구자 등 다양한 필요를 가진 수요자의 공공재로 사용될 수 있다.”라면서, 한편으로는 “전기소비 데이터가 전기 소비자의 다양하고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결과, 정보 생산의 주체인 전기소비자가 자신의 정보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해당 정보를 통제할 권리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전기소비 패턴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개인의 행동 양태와 기업에게는 생산과 밀접히 관련된 데이터여서 이에 대한 전기사용자의 양해와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채희봉 정책관은 해외에서는 AMI 보급과 전력 데이터 활용을 위해 전기소비자의 정보 통제권을 존중하고, 제3자의 정보 활용을 위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사례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Rules Regarding Privacy and Security Protections for Energy Usage Data’를 통해 적용 대상 및 적용 정보 등의 정의, 소비자에 대한 통지, 수집정보의 대상, 소비자의 정보 접근 및 수정권, 취합된 사용량 정보의 활용 대상 및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영국은 스마트미터링 실행프로그램의 일환으로 ‘Data Access and Privacy Framework(DAPF)’를 마련해 데이터처리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리보호와 정보활용 가치 조화되게 추진”
이어 채희봉 정책관은 “AMI 보급과 전력 데이터 활용 정책은 정보 생산 주체로서 전기 소비자의 권리 보호와 정보의 활용이라는 가치가 조화를 이루도록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다양한 주체가 정당한 방법과 절차에 의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앞으로 AMI의 보급은 데이터의 공공적 활용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 제공, 정보의 안전성, 소비자의 편익, 비용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게 된다.
산업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EU는 2009년에 ‘Open Meter 프로젝트(스마트미터 표준화)’에서 보안 요구사항으로 ▲ AMI 기기인증, ▲ 접근 제어, ▲ 데이터 기밀성, ▲ 무결성, ▲ 인증서 사용 등을 포함하는 스마트미터 요구 사항을 규정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주정부가 전력회사를 상대로 ▲ AMI 설치시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및 접근 보장, ▲ 전력회사 시스템 적합성, ▲ 부하관리 기술과의 연결성 등을 요구해 이를 완료했다.
서울대 차상균 교수는 AMI의 보급으로 전력사용량의 실시간 수집과 분석이 가능해지고 있고, 전력 시스템의 효율 향상, 공공정보 공개, 새로운 사업모델 등 AMI가 생산하는 전력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국내외 AMI 사업 추진 현형과 AMI 보급을 확대하기 이전에 계량 정보 및 인프라 통신의 보안정책,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위한 기준과 제도가 발표됐다.
또한, 지능형 전력망의 정보보호를 위한 국내외의 보안 요구사항과 법 및 제도 현황, 국내에서 시행 중인 보안적합성, 검증필 암호모듈 제도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많은 유용한 정보들이 수집 및 축적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이 조화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정보 수집, 이용, 제공 등과 관련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전력분야 빅데이터를 사용해 가정, 빌딩, 공장, 프렌차이즈 등에서 실행한 사례와 공공 데이터, 소비자 편익 제공,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 등을 위한 계량데이터 활용 방안이 발표됐다.
또한, 소비자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사용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를 유도하면서 에너지 절감 기회를 제공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그린버튼사업이 소개됐으며, 우리나라의 전력분야 데이터 활용 역시 소비자의 동의를 전제로 계량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 및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공유 서비스 제공 기관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산업부는 앞으로 전기소비자가 전력 소비량 정보에 대해 주체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절차를 정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가칭 ‘전력 사용량 정보 프라이버시 보호 및 정보 이용 규정’ 제정을 추진하고, 지능형전력망법 제24조(지능형전력망 정보의 수집 및 활용)에 법적 근거를 명시하기로 했다.
또한, 산업부는 공공과 민간의 보다 적극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공공재 성격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데이터의 공익적 활용을 촉진하는 가칭 ‘전력 빅데이터 활용 센터’를 구축하고, 이 센터에는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해 관련 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공공재 성격의 정보로 가공되는 기준과 과정, 공개 절차, 프라이버시 보호, 관리비용 부담 등의 기준을 제정해 운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활용 센터가 설립되면, 한전과 민간영역이 보유한 전력 사용량 정보 중에서 경제, 사회, 문화 등 공공적 연구에 필요한 공공재 성격의 데이터가 가공 및 공개되며, 이를 통해 에너지 컨설팅, 수요 반응, 에너지 효율 관리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산업부는 “AMI 보급도 전기 소비자의 정보 접근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면서, AMI가 생산하는 실시간 정보가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을 구비하면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